공인 주행거리가 더 긴 전기 SUV가 같은 날, 같은 길에서 오히려 92km 먼저 멈췄다. 2026년 7월 29일 Out of Spec Reviews가 공개한 70mph 고속도로 테스트에서 2027 Rivian R2 Performance는 약 407km를 달렸고, 2026 Tesla Model Y Performance는 약 499km를 달렸다. 표시된 EPA 주행거리의 서열이 실제 고속 주행에서는 완전히 뒤집힌 결과였다.
같은 길에서 벌어진 92km의 격차
테스트는 21인치 로드 휠을 장착한 R2 Performance Launch Edition과 21인치 휠의 Model Y Performance를 나란히 출발시키는 방식이었다. 날씨는 따뜻하고 바람이 약했으며, 두 차량은 시속 70마일(약 112.7km)을 유지했다. 선두 차량을 바꿔가며 공기저항 이득을 줄였고, 배터리가 소진돼 속도를 유지하지 못할 때까지 주행했다.
차량 표시값을 그대로 쓰지 않고 동행한 기준 차량의 거리와 대조해 보정한 최종 수치는 R2가 253마일(약 407km), Model Y가 310.1마일(약 499km)이었다. Model Y가 배터리를 7.1kWh 적게 쓰고도 57.1마일, 약 92km를 더 간 셈이다.
영상이 계산한 EPA 달성률도 선명하게 갈렸다. EPA 306마일로 표시된 Model Y는 101.3%를 기록했지만, 영상에서 EPA 330마일 차량으로 소개된 R2는 77.3%에 머물렀다. 한 번의 독립 테스트가 모든 차량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동일 조건의 정면 비교라는 점에서 무게가 있었다.
더 큰 배터리보다 강했던 것은 전비였다
R2는 주행 중 약 89.3kWh를 사용했고, Model Y는 약 82.2kWh를 사용했다. 그런데 보정 전비는 R2가 2.83mi/kWh(약 4.55km/kWh), Model Y가 3.77mi/kWh(약 6.07km/kWh)였다. Model Y가 같은 전력으로 약 33% 더 멀리 간 계산이다.
차체 성격 차이는 분명하다. Rivian R2는 9.6인치 지상고와 오프로드 활용성을 앞세운 모험형 SUV이고, Model Y Performance는 낮고 매끈한 차체와 온로드 효율을 중시한 크로스오버이다. Rivian도 공식 R2 자료에서 Performance의 656마력과 오프로드 역량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어느 차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는 결론이 아니라, 고속도로에서 공기역학과 구동계 효율이 배터리 용량보다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 사례이다.
이 차이는 장거리 이동 비용에도 직결된다. 같은 거리를 달릴 때 필요한 전력이 적으면 충전비가 줄고, 충전 정차 한 번으로 확보하는 실질 이동거리도 늘어난다. 전기차의 경쟁력이 배터리 크기만이 아니라 차체, 타이어, 모터, 인버터, 열관리와 소프트웨어를 합친 시스템 효율에서 나온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 결과였다.
진짜 주인공은 EPA 숫자의 한계였다
Out of Spec Reviews가 지적한 핵심은 Rivian 한 회사보다 인증 체계였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전기차 주행거리 시험 설명에 따르면 제조사는 단일 사이클 반복 시험과 멀티사이클 시험 중 허용된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실험실 결과에는 통상 0.7 보정계수가 적용되고, 조정된 도심 55%와 고속도로 45%를 합쳐 라벨의 복합 주행거리를 만든다.
즉 EPA 숫자는 시속 70마일 정속 주행거리 자체가 아니다. 서로 다른 차가 같은 라벨 숫자를 얻더라도 공기저항, 시험 방식, 보정값과 사용 환경에 따라 실제 고속도로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Tesla도 미국 Model Y 페이지에서 실제 주행거리가 속도, 날씨, 고도, 배터리 온도와 차량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명시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주목할 대목은 단순한 ‘Tesla 승리’가 아니다. 소비자가 보는 한 줄짜리 주행거리 숫자가 서로 다른 차량의 장거리 능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인 주행거리는 출발점이고, 정속 전비와 충전 곡선이 실제 여행 시간을 결정한다.
고속도로 실주행과 인증거리 사이
시속 70마일은 약 112.7km로 국내 고속도로의 100~110km 주행 환경에 가깝다. 미국식 80mph 극한 테스트보다 한국 운전자가 장거리 이동에서 체감할 조건에 더 가까운 비교였다. 다만 국내 환경부 인증과 미국 EPA 인증은 서로 다른 기준이므로 숫자를 그대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
Tesla 대한민국 주행거리 안내도 차량에 표시되는 거리 추정치가 개인 운전 패턴이 아니라 EPA 인증 데이터를 반영하며, 국내 인증거리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속도, 외기온도, 바람, 타이어와 적재량이 실제 거리를 바꾸므로 한국 오너에게 필요한 습관은 배터리 잔량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앱의 최근 소비량과 도착 잔량 예측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R2는 Model Y의 강력한 경쟁자로 평가받지만, 이번 결과는 Tesla가 대중형 전기 SUV에서 축적한 효율 설계가 여전히 방어력으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반대로 Rivian에는 한 대의 추가 검증과 소프트웨어 개선, 다른 휠·기온 조건에서의 재현이 필요하다. R2의 공간성과 오프로드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330마일이라는 마케팅 숫자만으로 Model Y보다 장거리 차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워졌다.
결론: 숫자보다 시스템을 봐야 한다
이번 승자는 Model Y Performance였지만, 더 큰 교훈은 전기차 비교 방식에 있었다. R2는 더 큰 배터리와 더 높은 표시 주행거리를 가졌지만, Model Y는 더 낮은 소비전력으로 더 멀리 갔다. 배터리 크기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 효율이 장거리 경쟁력을 만들었다.
다만 표본은 차량별 한 대이고 여름철 한 차례 테스트였다. 겨울, 맞바람, 고속 충전과 반복 차량 시험까지 결과가 이어져야 최종 판단이 가능하다. 지금 단계의 가장 정직한 결론은 명확하다. R2의 330마일과 Model Y의 306마일은 같은 자 위에 놓인 숫자가 아니었다.
참고 자료
채널: Out of Spec Reviews
원본 영상: Rivian R2 vs Tesla Model Y 70-MPH Highway Range 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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