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FSD가 이제 제법 운전한다는 사실과, 운전대를 안심하고 놓을 수 있다는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2026년 7월 24일 공개된 Snazzy Labs의 실주행 영상은 이 간극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FSD v14.3.4는 복잡한 합류와 공사 구간, 자전거와 마주치는 골목에서 놀랄 만큼 자연스러웠지만, 주차장과 경로 판단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개입을 불렀다.
영상의 핵심은 단순한 “FSD가 좋아졌다”가 아니다. 테슬라가 풀어야 할 마지막 문제는 운전 능력만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수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기술의 진전과 상용 서비스의 문턱을 분리해서 봐야 하는 이유이다.
평균 운전자보다 부드러웠지만, 목적지 앞에서 길을 잃었다
진행자 퀸 넬슨은 2026년형 모델 Y 렌터카로 FSD v14.3.4를 시험했다. 경사진 진입로를 빠져나오고, 공사 차로를 미리 피하며, 끼어드는 차량에 과민하게 제동하지 않는 장면은 이전 세대와의 차이를 드러냈다. 좁은 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을 위해 차체를 비키고, 자전거 옆을 넓게 통과하며, 복잡한 고속도로 합류를 매끄럽게 처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넬슨은 승차감과 판단의 자연스러움만 놓고 보면 “평균적인 우버 운전자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FSD에서 자주 보였던 급제동과 불필요한 머뭇거림이 줄고, 가속·감속과 차로 변경이 한층 인간적으로 변했다는 판단이었다. 이는 테슬라가 규칙을 일일이 코딩하던 방식에서 대규모 주행 데이터로 학습한 종단간 신경망으로 옮겨간 효과를 체감한 대목이다.
그러나 실패도 분명했다. 차량은 주차장에서 같은 경로를 반복해 돌다가 운전자의 개입을 요구했고, 고속도로 출구를 놓쳤으며, 맥도날드 입구를 지나 엉뚱한 곳에 도착했다. 도로 위 주행은 능숙해졌지만, 목적지의 실제 출입구와 주차 위치를 해석하는 능력은 그 수준을 따라오지 못했다. 주행 모델의 발전과 지도·경로·주차 시스템의 완성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한 사람의 하루 주행은 안전 통계가 아니다. 다만 이 영상은 성공 장면만 편집하지 않고 반복 주행, 잘못된 경로, 개입까지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제품의 현재 위치를 이해하는 데 가치가 컸다.
테슬라는 ‘운전자’를, Waymo는 ‘무인 서비스’를 먼저 만들었다
이 영상이 특별한 이유는 넬슨이 같은 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Waymo를 여러 차례 이용한 뒤 FSD를 시험했다는 점이다. 그의 체감상 Waymo는 더 주저하고 승차감도 거칠었지만,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로 실제 유료 승객을 운송했다. 반면 FSD는 더 자연스럽게 달렸지만, 법적으로 운전자는 여전히 앞을 보고 개입할 준비를 해야 했다.
두 회사가 먼저 푼 문제가 다르다.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의 범용 주행 시스템을 고객 차량에 대규모 배포해 어디서든 달릴 수 있는 ‘운전자’를 만들려 한다. Waymo는 센서와 고정밀 지도, 지오펜스에 더 많은 비용을 쓰는 대신 특정 지역에서 회사가 운전 책임을 지는 ‘무인 운송 서비스’를 먼저 상용화했다.
규모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Waymo가 2026년 2월 공식 발표한 수치는 미국 6개 대도시권에서 주당 40만 회가 넘는 운행이었다. 영상은 이후 확대된 약 50만 회 수준을 언급했지만, 보수적으로 공식 수치만 보더라도 이미 반복 가능한 상업 운영 단계이다. 테슬라도 2026년 2분기 자료에서 로보택시를 미국 7개 주요 도시권으로 확장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용 FSD는 여전히 ‘Supervised’라는 별도 제품이다.
따라서 승차감이 더 좋다는 평가만으로 무인 서비스 경쟁의 우위를 선언할 수는 없다. 테슬라는 범용성과 낮은 차량 원가에서 강점을 보이고, Waymo는 무인 운영 경험과 책임 체계에서 앞서 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데모의 감탄보다 개입률, 유료 운행 횟수, 차량 가동률, 사고 처리 비용 같은 운영 지표이다.
마지막 벽은 기술이 아니라 책임의 이전이다
Tesla는 공식 자료에서 FSD를 “능동적인 운전자 감독이 필요하며 차량을 자율주행차로 만들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화면을 보며 차가 대부분의 결정을 수행하더라도, 현재의 법적·계약적 구조에서는 운전자가 운행 주체이다. 운전자가 눈을 떼도 된다고 선언하는 순간, 실수의 책임과 비용이 제조사 쪽으로 훨씬 크게 이동한다.
이 위험은 추상적이지 않다. 2026년 2월 미국 연방법원은 2019년 Autopilot 사망 사고와 관련된 2억4300만 달러 배심 평결을 뒤집어 달라는 Tesla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 사건은 구형 Autopilot과 당시 운전자의 행동을 다룬 것이므로 FSD v14의 안전성을 직접 판단하는 증거는 아니다. 그럼에도 운전자 보조 기능의 설계·홍보·사용 한계가 실제 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례라는 점은 분명하다.
영상이 지적한 정지표지판과 속도 프로필의 대비도 이 구조를 드러낸다. 시스템이 선택한 불완전 정지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운전자가 선택한 주행 프로필에서 발생한 과속은 감독 책임과 연결된다. FSD의 인간다운 운전이 늘어날수록 기술적 판단과 법적 책임의 경계는 오히려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눈을 떼는 순간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오지 않는다. 충분히 낮은 사고율, 보험 체계, 규제 승인, 사고 데이터 공개, 제조사가 감당할 수 있는 배상 비용이 함께 맞아야 한다. 이것이 능숙한 레벨 2 시스템과 상업적인 무인 운전 사이의 진짜 거리이다.
v14 Lite 이후의 하드웨어 전환 비용
Tesla의 2026년 2분기 주주 자료는 AI3 차량용 FSD v14 Lite가 미국과 한국에 배포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AI4의 v14 주행 행동을 AI3의 카메라와 연산 환경에 맞게 증류한 버전이며, 주차 위치 선택과 속도 프로필, 능동·반응형 주행 개선을 포함했다. 같은 자료에서 활성 FSD 구독은 148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고, 북미 신차의 구독 포함 비율은 55%를 넘었다.
한국 독자에게 이는 두 가지 의미이다. 첫째, 기존 AI3 차량도 최신 주행 행동의 일부를 받으며 잔존가치와 사용 경험을 방어할 수 있다. 둘째, ‘Lite’의 개선이 곧 무감독 자율주행 가능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국 AI3 오너가 주목할 다음 숫자는 버전 번호보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대상, 비용 부담, 작업 시간, 국내 적용 일정이다.
투자자에게도 같은 질문이 남는다. 구독자 148만 명은 고마진 소프트웨어 매출의 기반이지만, 오래된 차량의 하드웨어 전환과 법적 책임 확대는 비용이 된다. FSD가 좋아질수록 구독 매력은 높아지지만, 무감독 단계로 넘어갈수록 Tesla가 떠안아야 할 책임도 커진다. 성장과 비용이 같은 기술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이다.
결론: 잘 달리는 것과 사업이 되는 것은 다르다
Snazzy Labs의 결론은 균형이 있었다. FSD v14.3.4는 과거 버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고, 감독하는 인간과 결합하면 매우 강력한 안전 보조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컸다. 동시에 주차장과 경로 판단의 실패, 운전자에게 남아 있는 감독 의무, 제조사가 아직 전면적으로 떠안지 않은 책임은 무인화의 거리를 보여줬다.
Tesla의 다음 승부는 “차가 운전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회사가 그 운전을 책임질 수 있는가”이다. 한국 오너는 업데이트의 체감 개선과 감독 의무를 함께 봐야 하고, 투자자는 시연 영상보다 유료 무인 운행 규모, 개입률, 보험·소송 비용, AI3 전환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 1%는 기술적으로도 어렵지만, 사업적으로는 더 비싼 구간이다.
참고 자료
- Tesla Q2 2026 Update
- Tesla Full Self-Driving (Supervised) 안내
- Waymo, 2026년 2월 성장·운행 규모 발표
- Reuters, Tesla Autopilot 평결 유지 보도
채널: Snazzy Labs
원본 영상: Tesla Owes Me $8,000 and Eight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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