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드스터의 공개 일정이 다시 밀렸다. 일론 머스크는 2026년 4월 1일 만우절 공개를 예고했다가 “그 날짜는 부정할 구실을 준다”는 말을 남기고 X에 “새 로드스터 언베일, 아마 4월 말에”(New Roadster unveil, probably in late April)라고 정정 게시했다. 2017년 첫 공개 이후 원래 약속한 2020년 출고는 커녕, 9년 가까이 지나도록 양산형 실물이 세상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다. 테슬라는 2026년 2월 로드스터 상표명 로고와 최종 디자인 실루엣 특허를 출원했고, 3월에는 일체형 버킷 시트 특허도 등록했다. Notateslaapp.com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번 이벤트를 기존의 ‘데모’가 아닌 ‘언베일’이라고 표현을 바꿨는데, 이는 단순 기술 시연이 아닌 디자인 확정 공개에 가까운 행사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공개 이후 양산까지는 12~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빠르면 2027년 2분기, 늦으면 2027년 하반기 출고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성능 사양으로는 트라이모터 파워트레인, 200kWh 배터리, 항속거리 약 998km, 0→96km/h 2초 미만이 제시돼 왔다. 이 수치가 나왔던 2017년 기준으로는 압도적이었지만, 2026년의 전기차 생태계는 많이 달라졌다. 경쟁 모델들이 이미 유사한 성능 구간에 진입한 상황에서 로드스터가 출시 시점에 무엇을 더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Autoblog는 이번 지연 소식을 전하며 “이미 신경 쓰는 사람이 있기나 한가”(But Do We Even Care Anymore?)라는 제목으로 회의론을 정면에 세웠다. Electrek도 3월 보도 제목에 “정말?”(— sure)이라는 냉소를 담았다. 반복된 지연이 로드스터에 대한 기대감보다 불신을 먼저 떠올리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머스크는 로드스터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차는 테슬라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할로 모델로서, 사이버캡·옵티머스·모델 Y L 같은 실용 라인업과는 다른 역할을 맡는다. 브랜드 정점을 재정의하기 위한 포지션이다.

4월 말은 멀지 않다. 언베일이 예정대로 열린다면 수년간 기다려온 테슬라 팬들에게는 기념비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또 한 번 밀린다면 로드스터는 농담의 소재를 넘어 테슬라 약속 이행력 전체에 대한 물음표로 번질 수 있다. 이번만큼은 달라야 한다.

출처: Electrek (2026-03-17), Autoblog (2026-04), Notateslaapp.com, Carscoops (2026-03), Recharged.com | 이미지: Wikimedia Commons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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