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에 운전대와 페달을 장착할 수 있다고 공식 인정한 이후, 일부 언론과 시장 일각에서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비전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행 미국 연방 규제와 테슬라의 대량 생산 목표를 이해하지 못한 심각한 왜곡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이버캡에 운전대를 다는 것은 ‘포기’나 ‘후퇴’가 아니다. 오히려 이는 연 2,500대라는 치명적인 규제의 덫을 피하고, 연 200만 대라는 압도적인 대량 생산을 실현해 로보택시 네트워크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가장 영리하고 현실적인 전략적 선택이다.
‘연 2,500대’라는 치명적인 규제의 벽
이 모든 논란의 핵심에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이 있다. 현행 규정상, 운전대와 페달 등 수동 제어 장치가 완전히 제거된 자율주행 차량은 안전성 검증을 위한 ‘면제(exemption)’ 조항을 통해서만 제한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인용: NHTSA).
문제는 이 면제 한도가 제조사당 연간 고작 2,500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2026년부터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연 200만 대 이상의 사이버캡을 생산할 계획이다. 만약 운전대가 없는 원안대로 생산을 강행할 경우, 계획된 생산 라인의 99.7%가 규제에 막혀 멈춰 서게 된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순전히 관료주의적인 장벽이다.
‘포기’가 아닌 ‘우회’이자 ‘가속화’ 전략
일부 언론이 ‘포기’라고 해석한 로빈 덴홈 이사회 의장의 발언(“필요하다면 운전대를 추가할 수 있다”, 인용: Bloomberg)은, 바로 이 규제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선언이다.
사이버캡에 운전대와 페달을 장착하는 순간, 이 차량은 법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차’가 아닌 ‘수동 제어가 가능한 일반 차량’으로 분류된다. 즉, 2,500대 생산 한도 규정 자체가 사라진다.
이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비전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가속화하는 것이다.
- 테슬라 소유 플릿 (운전대 없음): 연 2,500대 한도 내에서 순수 로보택시를 생산해 테슬라가 직접 운영하는 네트워크에 투입한다. 이는 FSD 기술력을 과시하고 규제 당국을 설득하는 역할을 한다.
- 대중 판매 및 네트워크 (운전대 있음): 운전대를 장착한 버전(사실상의 ‘모델 2’)을 연 200만 대 규모로 대량 생산해 일반에 판매한다. 이 차량들 역시 FSD 소프트웨어를 통해 언제든지 ‘로보택시 모드’로 전환되어 차주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시장은 ‘로보택시’를 운전대 없는 특정 형태의 차량으로만 상상하지만, 테슬라의 비전은 FSD 소프트웨어가 구동되는 모든 차량의 네트워크이다. 2,500대의 순수 로보택시보다, 운전대가 달린 200만 대의 FSD 차량이 로보택시 네트워크의 확장에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하게 기여할 수 있다.
결론: 비전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선택한 것
사이버트럭에 적용된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by-wire)’ 기술 덕분에 운전대 모듈을 추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매우 간단한 일이다 (인용: Electrek).
‘로보택시 포기’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은 테슬라의 전략적 유연성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다. 테슬라는 불확실한 규제가 완화되기만을 기다리며 공장을 멈춰 세우는 대신, 운전대를 다는 현실적인 선택을 통해 2026년 대량 생산과 로보택시 네트워크의 조기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다. 이는 포기가 아니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출처:
- Bloomberg: “Tesla’s Cybercab Backup Plan: Sell It With a Steering Wheel”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5-10-28/tesla-s-cybercab-backup-plan-sell-it-with-a-steering-wheel)
- Electrek: “Tesla signals Cybercab might actually get a steering wheel” (https://electrek.co/2025-10-28/tesla-signals-cybercab-might-actually-get-a-steering-wheel/)
- The Verge: “Tesla’s Cybercab may have a steering wheel after all” (https://www.theverge.com/2025-10-28/24220014/tesla-cybercab-robotaxi-steering-wheel-pedals-nhtsa-exemption)
- NHTSA: “Automated Driving Systems – NHTSA” (https://www.nhtsa.gov/technology-innovation/automated-driving-systems)
- 조선비즈: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차’ 포기하나…사이버캡에 운전대 도입 검토”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5/10/29/JIPBABCDEFGHIJK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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